본문 바로가기

작은배낭

[뉴욕카페] Irving farm coffee roasters



so good


진한 아이스 에스프레소 커피잔이 땀 뻘뻘 흘리며 얼음을 녹이는 것을 기다리는 동안 많은 생각과 얼굴들이 떠오르는데 그 중 커피동호회 사람들의 웃음소리와 재치있던 농담들이 귀에서 들리는 듯 하여 혼자 씩 웃기도 한다.

회사 생활 10년 중 커피동호회 활동 기간은 1년.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독 생각나는 이유는 개인적으로 힘든 기간동안 그들과 함께 있을 때 만큼은 정말 많이 웃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모두가 늘 행복하고 만사가 잘 풀리고 돈이 많고 그런 사람들은 아니었다. 나름의 행복과 고민이 있는 그냥 평균적인 사람들이었다. 평범한 사람들끼리 같이 있을 때 그렇게 많이 웃을 수 있었던 것은 힘들 땐 힘들다 말하는, 괜찮은 척 하지 않는, 맨 얼굴을 드러내는, 그리고 그렇게 드러낸 맨 얼굴을 그 누구도 judging 하지 않고 들어주고 격려하고 유머로 마무리 할 줄 아는 사람들이었기 때문이다.

꽤 오랫동안 '일이니까, 여긴 회사니까 성숙한 조직원' 답게 행동해야 하는 것이 프로페셔널인 줄 알았는데 일과 조직 이전에 '사람'과 '사람'이 있고 그 이후에도 남는 것은 '사람' 이라는 개인적인 의견은 서서히 더 강하게 고개를 들고 있다.

나는 내 일을 프로가 되고 싶어서 시작 했던 것이 아니다. 뭐든 잘 하고 싶은 욕심쟁이 이기도 했지만 이 일이 재미있고 즐거웠기 때문에 시작 했었다. 그리고 내가 세상을 즐겁게 바꾸는 것에 1그램이라도 일조할 수 있다는 가능성은 나를 춤추게 했었다.

잘못 해석 된 '프로답게' 라는 말이 내게 일하는 즐거움과 기쁨 대신 시나브로 몇겹의 괜찮아 보이는 가면을 주었지만 덕분에 이 가면을 한 겹씩 뜯어내며 맨 얼굴의 나를 마주보게 될 스릴 넘치는 안식기간을 보내고 있다.

마주칠 내 맨얼굴이 조낸 몬쉥겼어도 끌어안고 사랑해주리.
내 인생의 가치는 사랑과 기쁨과 가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