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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투름 (살인의 해석) 행복에 있어서 수수께끼란 없다. 불행한 이들은 모두 똑같다. 오래전부터 그들을 괴롭혀온 상처와 거절된 소원, 자존심을 짓밟힌 마음의 상처가 불길처럼 활활 타오르다가 경멸로 인해, 더 심각하게는 무관심으로 인해 꺼져버린 사랑의 재가 되어 불행한 이들에게 달라붙어 있다. 아니, 그들이 이런 것들에 달라붙어 있다. 그리하여 불행한 이들은 수의처럼 자신들을 감싸는 과거의 그림자 속에서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행복한 이는 뒤돌아보지 않는다. 앞을 바라보지도 않고, 다만 현재를 산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곤란한 점이 있다. 현재가 결코 가져다주지 않는 게 하나 있기 때문이다. 바로 의미다. 행복해지는 방법과 의미를 얻는 방법은 다르다. 행복을 얻기 위해서는 순간을 살아야 한다. 단지 순간을 위해서만 살아야 한다. 그.. 더보기
론강의 별이 빛나는 밤에 - 빈센트 반 고흐 테오에게 나는 지금 아를의 강변에 앉아 있네... 욱신거리는 오른쪽 귀에서 강물 소리가 들리네 별들은 알 수 없는 매혹으로 빛나고 있지만 저 맑음 속에 얼마나 많은 고통을 숨기고 있는 건지, 두 남녀가 술에 취한 듯 비틀거리고 있다네... 이 강변에 앉을 때마다 목 밑까지 출렁이는 별빛의 흐름을 느낀다네. 나를 꿈꾸게 만든 것은 저 별빛이었을까. 별이 빛나는 밤에 캔버스는 초라한 돛단배처럼 어디론가로 나를 태워 갈 것 같기도 하네. 테오, 내가 계속 그림을 그릴 수 있을까? 타라스콩에 가려면 기차를 타야 하듯이 별들의 세계로 가기 위해서는 죽음의 관문을 통과해야 한다네. 흔들리는 기차에서도 별은 빛나고 있었다네. 흔들리듯 가라앉듯 자꾸만 강물쪽으로 무언가 빨려 들어가고 있네... 강변의 가로등, 고통스러.. 더보기
Big Fish 영화 빅피쉬. 언제나 꿈을 꾸고 마음이 따뜻했던 주인공이 할아버지가 되어 마지막 숨을 거둘 때... 그 때 할아버지의 마지막 꿈에는 할아버지가 만났던 수 많은 사람들과 인연들이 강가에 나와 할아버지를 기다리고 있었다. 할아버지는 언제나 꿈 꿔온대로 커다란 물고기(Big Fish)가 되어 강에 몸을 던져 영원한 꿈의 주인이 된다. 빅피쉬가 되어 자유롭게 헤엄치는 할아버지에게 하염없이 손을 흔드는 사람들의 미소. 사람들이 뿜어내는 행복은 숲을 가득 채운 햇살과 더불어 강가의 키가 큰 나무들 사이사이로 떠다니는 먼지 조차도 반짝반짝 빛을 내게 한다. 나의 마지막은 어떻게 되려나. 너 한 걸음 나 한 걸음 서로에게 다가서면 공평하겠지. 하지만. 너가 한 걸음 다가오기 힘들다면 내가 두 걸음 가면 돼. - 199.. 더보기